top of page
31.png

 가끔 꾸는 꿈에서는 늘 커피향이 났다. 알 수 없는 기억이다. 엉성하게 물이 끓는 소리와 미미한 커피향 사이에서 낡은 브라운관 TV를 보는 꿈이다. 그것은 변하지 않았다. 혹자는 꿈이 욕망의 투영이라거나 뇌내의 쓸모없는 정보를 지우며 뇌를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나는 꿈을 꾸기만 하면 그런 말들이 가진 과학적인 사실들을 하나하나 부정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그것은 너무도 변함이 없는 꿈이었고, 너무도 피하고 싶은 꿈이었다. 이런 것이 욕망이라면 나는 생각조차 하기 싫은 과거의 망령을 자처하는 꼴이고, 이런 것이 정리의 과정이라면 언젠가는 그 끝을 보게 되는 것이 당연했다. 그 꿈은 고질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곧잘 고질적이다 못해 고압적이기까지 했다. 가끔은 커피향 아래의 알코올 램프의 불이 스러지는 무기력한 소리가, 때로는 너무도 끓어오른 플라스크에 금이 가는 소리가, 아주 드물게는 커피를 따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러한 논리적인 전후의 과정이 있는 꿈은 지극히 드물다는 말을 곧잘 들었다. 한 번 쯤은 그 사이펀에서 커피 대신 비가 내렸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다. 커피를 컵에 옮긴 여자가 리본이 달린 액자에 커피를 부었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은 소망에 그쳤고 꿈은 담담히 제 할 일을 했다. 안구가 고정된 알렉스도 이것보다는 다양한 영상을 보았을 것이다. 나는 가끔 이런 꿈을 꾸고 나면 도망치듯 이상한 영화들을 찾아보곤 했다. 언젠가 이러한 영상들이 꿈 속에 삽입되기를. 언제부터인가 나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됐고 그것이 부자연스럽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속을 메슥거리게 만드는 약을 투약하지도 않았는데도 자연스레 기피하게 된 몸이 신기하다는 생각만을 했다. 나는 20년 째 커피를 입에 대지 않았다.

 

 속이 메슥거리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눈이 되다 만 비가 계속해서 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눈으로 확인할 힘이 나지 않았다. 금요일이라는 이름을 단 취기의 밤에 질리도록 비를 맞았을 때 진작 예상을 했어야만했다. 그 이전에, 우울이 스멀스멀 기어올라 속이 좋지 않았을 때 집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어야 했다. 머리를 헤집는 불경한 생각과 불필요한 잡념들을 떨치겠답시고 비를 맞으며 걷지 않았어야 했다. 걸음이 힘들어 멈추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걸음이 후회였다. 모든 궤적이 너였다. 슬프지는 않았다. 그저 덜 녹은 타르에 빠진 것처럼 몸이 타고 녹아 아프기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선뜻 이런 고민을 꺼낼 수 있는 지인이라곤 아무도 없었다. 애초에 아무것도 가지지 않아 돌보아 줄 이도 없었고, 그래서 하등 아까울 것이 없는 몸이었다. 그러니 몇 억의 돈이 오고가는 계약도 그저 제 몸 하나만을 믿고 계약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했다. 실패를 하더라도 연좌제라는 악습을 무서워 할 이유가 없었다. 그들이 어떤 수작을 부리더라도 자신의 몸과 이름 하나로 끝을 낼 수 있다.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의 몇 안되는 장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많은 것을 가지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한 적이 요즘들어 부쩍 늘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정의를 관철하기에는 너무도 약했고, 목적을 관철하기에는 눈 앞의 물질과 희망에 너무도 쉽게 혹했다. 그것만으로 끝을 맺는다면 차라리 자유를 목표로 삼아 상황을 모면하기라도 해보려 했지만, 계약서를 손에 쥐고 계산기를 두드리는 이들은 어김없이 예외나 번외를 내세우며 자유를 손에 쥐여주지 않았다. 모두가 똑같았다. 그들은 원하는 것을 이룰 때보다 자신의 약점을 숨겨야 할 때 자신에게 친절했다. 그래서 더욱 눈 앞의 물질에 손쉽게 눈이 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모든 걸 놓치기만 했다. 성운통운에 대한 뒷조사를 망설임 없이 수락한 것은 그에 대한 나름의 반기였다. 물질이나 희망에 연연하지 않은, 옳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의 나는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렇게 되어버릴 것을 알았다면 절대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 차례 큰 생각과 사명의 충돌을 겪었으니 그 둘의 타협을 지나면 이 상황에 대한 생각도 정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했다. 고열은 빗속에서 그것을 무의미하게 고민한 결과인듯 했다. 어제부터 그리 좋지는 않았던 몸임은 알고만 있었다. 주말을 지내는 동안 열이 서서히 올라 목이 텁텁하고 관절이 뻣뻣할 때 어느정도는 예상을 하고 대비를 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비를 맞은 금요일 밤에 취했던 행동이 결정타였다. 쉬는동안 그의 텍스트마저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부러 몸을 닦달해가며 하룻밤을 더 샌 게 가장 큰 화근이었다. 휴일간 계속해서 발목을 잡듯 찾아온 통증은 사실은 별 것이 아니라며, 출근을 할 수 있겠다 안일하게 잠든 다음날에 진가를 발휘했다. 가뜩이나 풀리지 못하던 전신에 누군가가 악의를 담아 실을 감고 당겨오는 듯했다. 침대 맞은 편 벽에 달린 디지털시계를 읽기가 버거울 정도로 빛이 번졌고, 위아래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자꾸만 몸이 아래로 떨어졌다. 이젠 출근이란 걸 해야하는데. 거실용 슬리퍼를 신고 정확히 두 걸음을 떼었을 때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불안하게 휘청였다.

 

 "일어났어요?"

 "…아이씨."

 다음으로 느껴진 감각은 이마에 닿는 미적지근하고 축축한 것이었다. 가진 것 중에 이런 감각을 낼 수 있는 것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암막커튼도 제대로 걷지 않았던 것일까. 세상이 어두워 천천히 눈을 떴을 때 시야에 보인 것은 낯이야 무엇보다 익지만 보고 싶지는 않은 얼굴이었다. 평소에 그리도 자주 입던 투 버튼 스트라이프 수트의 자켓은 어디에 두고 이런 꼴로 제 옆에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눈 앞의 손을 기점으로 천천히 둘러보니 결벽적으로 맨 타이와 극도로 대비된 와이셔츠의 소매가 있었다. 마치 제멋대로 다 구겨져버려도 상관 없다는 듯한 모양이었다.

 "…모태구…?"

 “아무리 아파서 판단이 흐려져도 그렇지, 이젠 호칭도 생략하네요."

 "내가 죽을 날이 됐나 아주 꿈에서까지 댁을 다 보고."

 "내가 헛 것 같아요?"

 "참 나…, 꿈에서도 자아 하나는 확실해서 좋네."

 그의 완전히 넘기지도 않은 머리카락이 금방이라도 코끝을 간질일듯 흔들리고 있었다. 평소같으면 보이지도 않을 모습으로 이 앞에 있으니 이것은 틀림없는 꿈이다. 어찌보면 악몽 같은 것이었다. 몸이 아픈 것만해도 서러울 일인데 그 꿈속에 직속상사가 나와 잔소리까지 하고 있으니. 조금 의아했던 것은 머리모양이었다. 회사에서 늘 보여주던 그 번들거리는 바퀴벌레 같은 머리모양은 어디로 가고, 무슨 일로 이렇게 흐트러져 있는 건지. 본 적도 없는 것이 꿈에서 나타났으니 정말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매일같이 뒤로만 넘겨두어 이렇게 길고 구불거리는지도 몰랐던 머리카락, 깊게 패인 볼, 날카로운 눈매에 금방이라도 말라 입술 새로 피가 한 방울 솟을 것같은 입술까지. 이렇게 자세하게 그의 얼굴을 가까이서 본 적이 있지는 않았던 기억이다. 매번 다섯 걸음 정도의 거리를 두고 그의 앞에 있거나 그의 뒤에 있었을 뿐. 그게 비서로서 성운통운에 기어들어온 나의 위치였다. 거리를 두고 관여하지 않는 것. 원래도 그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거리를 두고만 보던 얼굴이, 늘 나를 가지고 놀듯하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뭐 그리 예쁘다고 위태로워 보인다는 걱정 나부랭이가 섞인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일까. 어쩌면 마음 한 켠에 걸리기라도 하는 것이 있었을까. 그래, 사실 있기는 했지만. 인정하지 않는다며 속삭였던 자기기만에 대한 벌로 직결된다 생각될 정도로 너무도 또렷하게 있었다. 꿈에 이런 꼴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철저한 성운통운의 대표이며 이지적이고 수완좋은 사업가이고, 무엇보다 나의 상사였으니까. 나는 그 위치의 차이와 무게를 누구보다도 또렷하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는, 만약에라도 그가 내 꿈 속에 나오게 된다면, 현실보다도 더 고압적이고 일방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리란 생각을 막연하게 했었다. 그가 이렇게 흐트러지고 위태로운 모습을 상상한 적은 단언컨대 단 한 번도 있지 않았다.

 

 내게는 비밀이 있었고, 그의 것을 무너트려야 할 사유가 있었다. 그런 것들을 숨긴 채 그의 성 안으로 들어와 누구보다 그와 가까이 있었다. 그동안의 부담감과 무게는 오롯이 나만의 것이었다. 비밀이란 것은 전부 그런 것이니까. 끌어안은 채 놓지 못할수록 터무니 없이 불어나 버리는 것이니까. 그 고압적이거나 일방적이라는 모든 생각은, 사실 꿈 속에서 그를 보게 된다면 그 모든 죄책감의 무게만큼 짓눌린 채 그를 올려다보지 않을까 하는 상상의 파편이었다. 쓰리피스 수트에 넥타이, 넥타이 핀, 커프스 링크, 코트, 구두와 같은 사소한 무엇 하나 빠트리지 않고 평소처럼 교만하다 느껴질 정도의 시선으로 나를 철저하게 내려다보는 그를 꿈에서 볼 것이라 생각했었다. 누가 알았을까, 그렇게만 상상하던 사람이 같은 눈높이를 두고 이렇게까지 흐트러진 모습으로 있을 줄은. 심지어 이 꿈의 배경은 사무실도 회사도 아닌 집이다.

 "댁이 뭐 그렇게 예쁜 인간이라고 꿈에서까지 다 나와."

 "내가 비서님에게 그런 평가를 들을 사람인가? 마음대로 생각해요."

 틈만 나면 제 아랫것들에게 보이는 유들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내려다보는 그의 시선에 절로 한숨이 길게 나왔다. 그저 모습만 낯설었지 알맹이는 그대로였다. 꿈이나 현실이나 다를 바가 없는 저 일관성에 대해 감탄을 할 체력조차 없었다. 눈에 들어오는 그의 표정에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걱정이나 동정이 아닌, 포식자의 자비 기묘한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의 표정이 재수가 없다는 말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상황 자체도 썩 유쾌하지는 못해 결국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눈 앞에 일어나는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피하는 것은 내가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일이었고, 지금의 상황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었다.

 "집안 꼴을 보니 식사같은 걸 했을리는 없겠네요."

 "식사는 무슨, 그 시간에 더 자고 쉬고 구르지."

 "아플만했네요, 길비서님."

 "젠장, 갈구는 건 평소만으로도 충분하잖아…."

 열이 올라 뻑뻑한 눈꺼풀을 손으로 가볍게 쓸고는 천장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꿈속에서도 잔소리라니, 현실반영이 잘 된 것도 어느 정도여야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뜩이나 평소에도 매번 잔소리와 싫다는 말밖에 하지 않던 그의 옆에 있자면 조만간 만성 위장장애를 가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런데, 그런 경험을 이젠 현실이 아니라 꿈 속에서 직접 겪게 될 것이라곤 알지 못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모를 건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이 그저 곧 지워질 꿈이라는 것이었다.

 "아주 여유롭네요. 출근이 늦었다는 자각조차 없나?"

 "늦으면 어쩔 건데. 내가 아픈데."

 "그래요. 이런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서 혼자 지내다보면 안 아픈 게 이상할 것 같긴하네요."

그래도 꿈 속이라면 조금은 다정할 법도 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들은 전부 당연한 망상이었다. 그는 현실처럼 여전히 불친절하고 느물느물하고 번들거리는 말만을 했다. 그게 매일같이 보아온 그의 모습이고 내가 생각해온 그의 모습이라 그럴 법도 했지만 오늘의 이건 제법 심하다. 내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그의 목소리를 듣지 않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전부 적응했다는 단순한 사유만으로 도피하듯 묻어두었던 사실 뿐이다. 사실적시라는 법정에서나 쓰일법한 딱딱하고 말라 비틀어진 말이 후끈거리는 머리에서 맴돌다 사라졌다. 그러고보니 그는 왜 여기에 이런 모습으로 나타난 걸까. 뭘 하려고 했는지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는 언제 잠에 든 걸까.

 "나도 참 이상하지. 아파서 아무리 아무나 필요했다지만, 왜 하필 지금 당신이 보일까."

 언제 잠에 들었고 왜 하필 이런 꿈을 꾸는 걸까. 그가 하는 모든 말에는 걱정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있으면서도, 비와 함께 쏟아졌던 생각을 곱씹으면 그가 방금 전 내뱉은 모든 말들이 걱정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무심코 중얼거렸다. 잠꼬대 같은 것이었다. 그것이 불가능 할 것을 알아서 내뱉을 수 있는 말이었다. 이것이 한 여름, 아니 겨울밤의 꿈임을 알아서 혼돈 대신 흘릴 수 있는 말이었다.

 "내가 당신을 선택했으니까요. 내가 비서님이 필요하거든."

 "꿈이라는 게 좋긴 하네요. 이렇게 듣고 싶은 말만 들을 수도 있고."

 "마음대로 생각해요. 다시 자고 일어난 비서님 표정을 보고 싶긴 한데 내가 저녁 약속이 있어서."

 오해의 소지가 다분히 보이는 의미심장한 그의 말을 어떻게든 정확하게 분석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무언가를 추론할 수 있는 상태는 되지 못했다. 결국 다시 올라오는 열기에 지듯이 눈을 감았고, 머지않아 어렴풋하게 현관문을 닫는 소리를 들었다. 이런 식으로도 꿈에서 벗어나기도 하는구나. 악몽이지만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으로 기억은 끝을 맺었다.

 

 

 

 

 눈을 뜨고 시계를 보았을 때는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비척이며 일어나는 것은 잠들기 전과 같았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영악하게도 몸을 쿡쿡 찔러대던 고열이 가셨다는 사실이었다. 악몽으로 액땜이라도 했나보지. 그런 생각을 장난처럼 하며 겨우 가눌 수 있게 된 몸을 이끌어 부엌으로 향했을 때, 어디에선가 집에서 나지 않아야 할 향이 느껴졌다. 애초에 존재가 불가능한 향이었다. 자신은 그것과 관계된 그 무엇도 가까이 하지 않았으니까. 향의 근원은 부엌에 그저 구색맞추기용으로 넣어둔 식탁이었다. 본디 올려둘 것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 아무것도 올려놓지 않은, 정말 장식품 같은 식탁 위에 낯선 것이 떡하니 놓여져 있어 몸을 돌려 그것을 들어봤다. 성운통운 앞에 있는 어느 카페의 마크가 찍힌 컵이었다. 컵의 리드를 열고 그 안을 들여다보자 그 안에는 채 다 마시지 못한 아메리카노가 들어있었다. 밋밋한 검은 수면 위로 나의 얼굴이 있는 것을 보아하니 이것은 틀림없는 현실이었다. 그래서 잔을 들고 있는 손이 순식간에 굳어버리는 것은 나로서도 정말 어쩔 수가 없었다. 이게 꿈이 아니라는 것은 휘청일 때마다 느껴지는 현기증이 대신해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그가 대체 어떻게 이곳에 드나드는 법을 알고 있던 걸까. 그는 왜 하필 이곳에 커피를 두고 간 것일까. 싱크대의 개수대에 잔에 든 모든 것을 쏟아내듯 버려버리고 물을 가능한 한 세게 틀어 그 지독한 향을 어떻게든 흘려버리려 애썼다.

 

 그리고 나는 내가 꿈꾸었던 그 모든 일이 진실로 악몽이었으면 하고 기도했다. 진실로 악몽이었으면 하고.

Editten By ITE(@Uruwashii_girl)

bottom of page